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쫓다 보면 몸은 천근만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때가 많다. 바쁜 공부와 업무에 짓눌려 휴식이 간절해지는 순간, 해야 할 일은 잠시 미뤄두고 몸과 마음에 긴장을 몰아내며 여유를 주는 건 어떨까.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싱그러운 금정산 자락을 걸을 수 있는 범리단길로 가보자!
부산 금정구, 요산문학관을 지나는 도로는 능선을 따라 천년고찰 범어사로 이어진다. 이 사찰은 영남 지방 3대 사찰 중 하나다. 범어사 일대를 아우르는 하마 마을은 범리단길의 중심이다. 범어사에 삼베를 공급하기 위해 마를 심었던 지역이라 해 하마마을로 불리는 이곳은 과거 오리고기 집이 밀집돼 있던 동네였다. 지금은 예쁜 카페들이 하나둘 생겨나며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몇 곳을 소개한다.
범리단길은 금정산 중턱을 가로지른다. 덕분에 전망이 좋다. 이곳에 자리 잡은 카페들도 하나 같이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도심의 소음이 차단된 공간을 채우는 건 맑게 지저기는 산새들의 울음이다. 가만히 그 소리를 듣다보면 향긋한 솔향기가 콧속을 간질인다. 눈은 어떤가, 푸른 녹색이 주는 안정감은 피로를 씻어 내기 좋다. 범리단길 어디를 가도 이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더팜471
그중 크고 모던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가 있다. 내부가 시원한 유리로 돼 있어 금정산을 더욱 가까이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 카페의 인기 메뉴 쑥 라떼는 은은한 쑥향과 부드러운 크림의 조화가 일품이다.
카페쉐이드
내부를 온통 통유리로 장식한 카페도 있다. 자연을 벗 삼아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인데 푸른 능선을 따라 넒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산의 기운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 카페에는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도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레몬에이드, 과일티 등에 들어가는 과일청 등을 직접 만든다고 하니 믿고 마실 수 있다.
로얄갤러리
조금 색다른 카페를 원한다면 노랑 빛 외관이 인상적인 카페를 찾아보자. 유럽의 복고풍 분위기 속에서 차를 즐기기 좋은 장소인데 기본적으로 카페로 운영되지만 스튜디오, 갤러리, 박물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앤티크한 소품으로 꾸며진 내부와 전시돼 있는 다채로운 찻잔들도 이 카페의 볼거리 중 하나다. 이곳에서 복고풍 찻잔에 담긴 홍차를 한 모금하다 보면 마치 영국 귀족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배가 출출하다면 먹거리 타운으로 가보자. 과거 오리고기 집이 많았던 명성답게 오리불고기, 백숙 등의 간판이 많이 눈에 띈다. 그중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난 한 음식점은 차려진 상을 통째로 들어다 가져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리불고기와 오리백숙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인데 다양한 밑반찬이 입맛을 돋워준다. 범어사에 갔다 가족들과 함께 찾기 딱 좋은 위치다.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푸른 산세를, 가을에는 단풍을, 겨울에는 고고한 사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범리단길. 사시사철 언제나 자연과 함께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이곳에서 바쁜 일상은 내려두고 나를 위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용안내
주소
부산광역시 금정구 범어사로 244
교통정보
버스 90 하마마을 하차
주차 인근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