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or’s note] 권중모 작가 ❷ 낭만도시 부산
스페인 바르셀로나 IED(Istituto Europeo di Design)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한옥의 창호를 보고 영감을 얻은 후, 한지를 소재로 하여 밝음에서 어두운 그림자까지 미세한 음영의 영역이 겹겹이 존재하는 빛을 표현하는 조명 디자이너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권중모 작가
짙은 남색으로 칠한 것 같은 해운대의 밤바다 위에 드리워지는 아름다운 파란빛은 마치 저 높이 하늘에 조명이라도 켜 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구름은 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조명의 쉐이드(shade) 역할을 하며 밤의 아름다운 운치를 만들어낸다. 나는 밤바다의 모래사장을 맨발로 거닐면서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여름에는 선선한 밤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기도 한다. 그 덕에 걷기도 좋다.
달맞이 고개에 가면 갤러리를 꼭 들러 전시를 보기도 한다. 좋은 콘텐츠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갤러리들이 몇 있어 방문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해운대와 달맞이 고개는 휴양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바다가 있고 먹을거리, 볼거리가 한데 모여 있어 여러모로 좋은 환경이 아닐 수가 없다. 갤러리들이 보여주는 작품의 높은 수준만큼이나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바다의 윤슬과 수평선은 낮이나 밤이나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한 번쯤 들러 작품도 감상하고 탁 트인 바다를 보는 것도 너무 좋기에 추천한다.
영주동의 코모도호텔
부산 중구 영주동에 위치한 코모도호텔(부산광역시 중구 중구로 151)은 만약 조선시대 왕조가 현시대에도 남아있었다면 당시의 왕궁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모습이지 않았을까 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고유의 전통 양식을 갖춘 외관부터 경복궁의 벽화, 그리고 민화를 재현한 내부 벽화, 화려한 단청, 기와를 활용한 내부 벽제로 인테리어가 되어있다. 천장에 커다랗게 매달린 청사초롱 샹들리에는 압도감을 준다. 이렇듯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스며 있어 특색이 넘치는 모습이다. 또한, 코모도(Commodore)의 사전적 의미는 해군 제독을 뜻하는 것인데, 왜구의 침입이 빈번했던 시기에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을 상징화한 호텔이라고도 한다. 특색 있는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숙소가 될 것이다.
달빛이 아름답게 비치는 해운대 바닷가
부산시립미술관,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F1963에 있는 국제갤러리를 좋아해서 부산에 가면 꼭 들려보려고 하는 장소들이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 아트부산, 코메디페스티벌과 같은 큰 축제들이 열리는 시즌에 맞춰가면 더 재미난 볼거리도 있는 것 같다.
이렇듯 부산은 바다가 가까운 만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며, 지리적으로는 경상남도 지역의 특색있는 식재료들이 풍부하여 맛집들이 기본적으로 많은 것 같다. 다른 음식은 잘은 모르겠지만 대구탕과 떡볶이는 부산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 산과 바다 그리고 따듯한 햇살과 맛있는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을 부산을 갈 일이 생길 때면 나도 모르게 설레는 마음이 생긴다. 나에게 부산은 참으로 아름다운 낭만으로 가득한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