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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삼대 포구, 삼포해안길로 나는 갈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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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빨리빨리’ 만큼 익숙한 문화가 있을까, 그럼에도 ‘느리게 걷기’가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조금의 여유를 즐기는 것,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천천히 걷는 것, 모두 이 길 위에 있다. 해운대와 송정을 가로지르는 삼포해안길을 소개한다.

해운대해수욕장 끝자락, 삼포길의 첫 번째 포구 미포가 있다. 높은 빌딩 사이 아담하게 자리한 미포는 해운대 와우산(臥牛山)의 꼬리에 해당하는 모양이다. 길을 따라 성업 중인 횟집이 줄지어 있고 바다 앞 방파제 사이사이에는 월척을 기다리는 낚시객들이 조용히 먼 바다를 응시한다. 미포에는 오륙도까지 운행하는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길을 걷다 조금 더 가까이 바다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잠시 오륙도에 다녀올 수도 있다.

미포의 핫플레이스는 뭐니 뭐니 해도 미포철길이다. 다음 포구 청사포로 이어지는 이 철길은 본래 동해남부선이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지난 2013년 폐선 된 후 산책로로 재탄생해 지금은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철로 바깥으로 곧바로 바다가 펼쳐지는 풍경은 여행자와 부산시민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어디 그뿐인가 철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경험은 사라져 간 것들에 대한 연민까지 더해 준다.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터널이 나오는데 미포철길 최고의 포토존으로 사랑받는 장소다.

철길을 따라 청사포로 가는 구간 외에 미포에서 문탠로드를 통해 청사포로 향하는 코스도 있다. 달맞이길과 해변의 중간 언덕에 위치한 숲속 산책로인 문탠로드는 달빛을 받는 길이란 이름에 걸맞게 밤이 되면 예쁜 조명들이 더해져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우거진 해송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던 바다가 전망대를 만나면 거침없이 펼쳐진다.

미포철길 그리고 문탠로드의 끝은 청사포다. 맑고 깨끗한 바닷물로 유명한 청사포는 물고기가 많이 잡혀 낚시애호가들의 성지로도 꼽힌다. 빨간색 하얀색 쌍둥이 등대가 덤덤한 듯 서 있는 작은 포구. 아스라한 수평선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 그리고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 그렇게 청사포는 오감으로 바다를 느끼게 한다.
최근 이 작은 포구에 다릿돌전망대가 완공돼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한 경험까지 선사한다.

다릿돌전망대에서 철길은 다시 구덕포로 이어진다. 삼포해안길의 마지막 포구 구덕포에 이르는 길엔 철로 사이 피어오른 이름 모를 야생화와 풀들이 생명을 더한다. 걷기에 지친 여행자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라 한다.

앞서 두 포구에 비해 한층 소박한 분위기의 구덕포는 바다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지나온 철길의 끝에서 만나는 구덕포 앞바다에서는 근심도 걱정도 모두 하얀 포말이 돼 날아간다. 해안을 따라 형성된 길고 좁은 도로를 걷다 보면 서퍼들의 성지 송정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삼포해안길은 부산 대표 포구 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연이어 따라 걷는다해 이름 붙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느리게 걷다보면 탁 트인 바다풍경에 절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