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만들고 마시는 예절을 뜻하는 ‘다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다례’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의 ‘다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불교를 중심으로 전승되어왔지만, 불교를 억압했던 조선시대를 맞아 차 문화가 쇠퇴했으며 자연히 남아있는 차 문화는 절을 중심으로 이어져와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그래서 자연히 오늘날의 다례체험은 절에서 주로 체험할 수 있다.
부산에서는 대표적으로 ‘금강사’라는 절에서 다례체험을 할 수 있다. 금정산 기슭 금강공원 입구에 위치한 금강사는 역사가 깊은 사찰은 아니지만 도심 속에 위치한 절답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곳이다. 금강공원을 지나 금강사로 가는 길을 감싸주는 녹음이 곧 만나게 될 차의 온도만큼이나 따뜻하게 느껴진다.
소박하게 자리 잡은 건물에서 정갈하고 단정한 맵시의 한복을 입고서 경건한 마음으로 임하는 다례체험은 크게 세 가지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 차와 다례의 역사, 필요한 온도 등 기본적인 이론을 먼저 접한다. 이론체험 후엔 다기를 이용해 차를 달이는 방법을 배운다. 직접 차를 우려냈다면 스승님의 시범을 보며 차 예절에 따라 조용히 마셔본다. 조용한 절간, 그 속에서도 더 조용한 다도시간, 갈색 나무 다기와 하얀 도자기 잔이 잔잔한 조화를 이루는 방 안에 차분함과 평온함이 감돈다. ‘달그락 달그락’ 청명한 다기 소리와 정성스럽게 차를 따르는 ‘쪼르륵’ 물소리에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진다.
금강사는 차로 잘 알려진 사찰답게 경내에 차밭이 있다. 그래서 직접 차밭을 돌면서 차밭체험을 해볼 수 있는데, 시기에 따라 찻잎을 따보기도 하고, 찻잎을 말리는 체험을 해보기도 한다. 항상 초록 빛깔을 머금고 있는 차밭에 서 있노라면 찻잎의 싱그러운 색감과 소박한 향기에 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평소에도 다례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금강사지만, 매 해 봄이면 차와 함께하는 더욱 특별한 시간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차밭골 문화제’ 라는 이름의 차 행사이다. 다양한 차를 맛보고 느끼면서 차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차밭골 문화제는 다도체험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차와 다식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차를 달이고 따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여유가 느껴진다. 바른 자세와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따른 차 한 잔. 그 차를 마주한 사람들 역시 봄나들이에 들뜬 모습을 잠시 뒤로한 채 조용한 음미의 시간을 갖는다.
바쁜 일상 속, 느리게 차를 우리고 따르고 마시는 다례는 우리에게 ‘따뜻한 비일상의 여유’를 선물해줄 것이다.
이용안내
주소
부산광역시 동래구 우장춘로 211(금강사)
전화번호
051-555-1383(금강사)
홈페이지
http://www.kumkangsa.or.kr/
휴무일
전화문의
운영요일 및 시간
전화문의
교통정보
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5번 출구 도보 16분
마을버스 동래구1-1 금강식물원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