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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역사스테이: 역사가 흐르는 골목길 부산포개항가도

글‧사진 여행작가 문철진

아이와 함께 역사스테이: 역사가 흐르는 골목길 부산포개항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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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년 조선 조정은 남해안에서 노략질을 일삼던 왜구들을 관리하기 위해 부산포 왜관을 만들고 1426년에 부산포를 개항해 왜인과의 무역을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1876년 강화도조약과 함께 부산포는 일제에 의해 강제 개항되며 대륙 진출과 수탈의 창구 구실을 하게 됩니다. 부산포와 맞닿은 좌천동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과 한국전쟁, 산업화 등 부산의 역사와 사람,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부산진성 외성을 시작으로 정공단과 일신여학교, 부산포개항문화관 등 부산의 역사문화자원들을 잇는 부산포개항가도는 그래서 살아 있는 역사교과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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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스토리골목

좌천동 가구거리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화려한 벽화가 눈길을 붙잡는다. 부산포 개항가도의 역사스토리골목이다. 조선시대 임진왜란부터 항일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의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벽화 속에 담겼다.

압권은 여러 채의 건물에 그려진 대형 태극기다. 보는 각도에 따라 태극기 모양이 달라지는데 위치를 잘 잡으면 골목길 전체가 태극기로 뒤덮인 듯 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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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단

역사스토리골목길을 벗어나면 바로 앞에 정공단이 있다. 정공단은 임진왜란 첫 전투였던 부산진전투에서 순절한 정발 장군과 그를 따른 부산진성 군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1766년 부산 첨사 이광국이 설치한 제단이다. 매년 음력 4월 14일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주택가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기와건물이 이채롭다. 멋모르고 지나가던 사람도 무슨 건물인가 싶어 주변을 기웃거린다. 꽤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법 너른 마당이 펼쳐진다. 마당 뒤로 보이는 마을과 교회가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임진왜란을 도심 한 곳에서 이토록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음이 그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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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단 오른편의 돌담길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잎이 마지막 잎을 떨구고 있다. 부산에서 흔히 보기 힘든 고즈넉한 돌담길은 인스타그래머들을 위한 사진 배경으로도 손색이 없다.

골목길 한켠에 세워진 비석은 매견시목사 기념비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매견시 목사는 1910년 부산으로 와 29년 동안 선교활동을 펼쳤다. 본명은 제임스 노블 맥켄지(James Nobble Mackenzie). 맥캔지를 한자로 바꾼 이름이 매견시다. 좌천동에 지금도 왕성하게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일신기독병원의 설립자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를 세워 오랜 세월 그들을 치료하고 돌보는데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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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일신여학교

정공단을 지나 골목길을 조금 더 오르면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근대 양식의 건물이 나타난다. 갑자기 외국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1895년 부산항 개항으로 한국에 온 호주 선교회가 건립한 부산·경남 최초의 신여성 교육기관이다.(부산시 기념물 제55호).

이 건물은 1905년에 근대식 건물로 다시 지어졌는데 건물의 정면 계단과 2층 난간 등은 20세기 초 서양식 건물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전 서양 선교사들이 지은 건물이라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가 뛰어나다. 비례와 균형을 잘 버무린 덕에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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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여학교는 항일운동사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곳이다. 1919년 3월 11일. 일신여학교의 선생과 학생들은 부산과 경남에서 처음으로 3.1 만세운동을 펼쳤고 그 뒤로 무수한 학생들이 부산 곳곳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일제에 항거했다. 일본인 경찰서장 하시모토에게 폭탄을 던진 박재혁과 순국당 사건에 연루돼 어린 나이에 순국한 정오연 등 동구에 유독 독립운동가들이 많은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일신여학교에서 금성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그런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공간이다. 민족대표 33인이 작성해 낭독한 기미독립선언서가 원본 형태 그대로 벽에 새겨졌다.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29명의 애국충절과 독립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기림벽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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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금성고등학교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이 보인다. 안용복은 동구 좌천동에서 태어난 수군 출신의 평범한 어부였다. 하지만 왜관을 드나들며 일본어에 능숙했고 울릉도와 독도를 침범하는 일본 어선을 나포하거나 일본 막부에 이를 항의하며 독도와 울릉도가 조선의 땅임을 확인하는 공식 외교문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한 개인이 어떻게 조선과 일본을 오가며 이토록 엄청난 일을 해냈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그가 남긴 많은 기록을 통해 그저 짐작만 할 뿐 상상조차 쉽지 않다.

문화관 마당에는 안용복이 일본으로 건너갈 때 탔던 배를 복원해서 전시해두었다. 문화관 내부로 들어가면 안용복이 두 번에 걸쳐 일본으로 건너간 과정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부산의 지명 유래와 부산포 개항에 관한 자료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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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공원전망대

안용복 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맞은편엔 증산공원으로 올라가는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승강기가 아니라 마치 케이블카처럼 비스듬히 경사면을 올라가면 경사형 승강기다. 스위스처럼 산이 많은 외국에선 가끔씩 만날 수 있지만 한국에선 낯선 형태다.

일반 엘리베이터처럼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승강기가 도착하고 문이 열린다. 내부도 일반 승강기와 다를 바 없지만 레일을 따라 비스듬히 올라가면서 창밖으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확연한 차이다. 증산공원까지 가려면 중간에 다른 승강기로 한 번 더 갈아타야 한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방금 걸어온 부산포개항가도는 물론이고 멀리 부산 앞바다와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 부산포개항가도 모노레일 운행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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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승강기에서 내리면 '증산왜성'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증산왜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지은 성이다. 왜군은 부산진성을 함락한 뒤 이곳에 성을 지어 조선침략의 전진기지로 삼았다.

지금도 성벽이 남아 있어서 왜성의 형태를 짐작해볼 수 있다. 증산공원은 증산왜성 터에 조성한 공원이다.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갖췄고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다. 성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너른 운동장이 있고 한편에 3층짜리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 오르면 발 아래로 좌천동 일대와 북항, 부산진성 등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이용안내
  • 주소

    정공단 : 부산광역시 동구 정공단로 23
    부산진일신여학교 : 부산광역시 동구 정공단로17번길 17
    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 부산광역시 동구 증산로 100
  • 전화번호

    부산진일신여학교 051-635-7113
    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051-633-1696
  • 휴무일

    연중무휴
  • 운영요일 및 시간

    상시
  • 이용요금

    무료
  • 교통정보

    도시철도 1호선 좌천역 5번, 7번 출구 도보 3분
    버스 103, 17, 59, 61, 66, 67, 85, 88 좌천동가구거리(좌천역) 정류장 하차 도보 3분
    주차 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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