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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의 고장 동래의 우아함을 담은 동래학춤

음악과 소리, 그리고 학춤에 하나로 젖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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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 지역의 이름이 들어가는 유명한 것이 세 가지가 있다. 동래온천, 동래파전, 그리고 동래학춤이다. 예로부터 동래온천이 있다 보니 휴양을 온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놀이문화가 동래에는 발달했고, 그래서 동래 사람들은 놀이와 노래, 춤을 자연히 즐겼다.

동래사람들이 즐긴 대표적인 축제로 정월대보름 전후 즐겼던 ‘동래세가닥줄다리기’가 있는데, 꼬박 삼일동안의 줄다리기가 끝나고 나면 한바탕 춤판이 펼쳐졌다. 예나 지금이나 큰 행사를 끝내고 뒷풀이를 하는 것은 똑같나보다. 아무튼 여러 가지 춤이 꼭 댄스 배틀처럼 펼쳐지는 마당에, 어느 이름난 춤꾼이 당시 양반의 외출복인 흰 도포에 검은 갓을 쓰고 덧배기 춤을 추는데 꼭 학이 춤을 추는 모양새라는 이야기가 번지고 번졌다고 한다.

유래에서 알 수 있듯 동래학춤은 단순히 학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춤이 아니라, 동래 지방의 한량춤에서 발전해서 춤 자체에서 표현되는 이미지에 학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춤이다. 마침 동래에는 학도 많이 살아서 학의 움직임에 익숙했던 동래 사람들은 꽹과리와 장구, 징, 북소리에 맞추어 흰 도포에 갓을 쓰고 학의 이미지를 잘 입혀내서 동래학춤을 만들어냈다.

펄쩍펄쩍 경쾌한 몸놀림으로 학의 머리 같은 검고 높은 갓을 쓰고, 학의 몸통 같은 하얀 도포를 입고 학의 날개와 같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소매 자락을 펄럭이며 무리지어 무대로 들어오는 동래학춤 춤꾼들, 흥겨운 풍물가락과 소리꾼이 뽑아내는 학의 울음과 같은 소리가 겹쳐지며 빠르고 느리게, 느리고 빠르게 우리를 몽환적인 동래학춤의 세계로 이끈다. 동래학춤은 기본적인 형식과 체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즉흥적인 춤사위와 춤꾼의 흥과 멋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즉흥적인 특징을 가진 동래학춤은 1인 독무에서부터 쌍무, 군무까지 인원도 따로 정해져있지 않고 시간제약도 없다.

동래학춤은 오늘날에도 꾸준히 전승·공연되고 있다. 부산의 크고 작은 행사들에서 꽤 자주 동래학춤 공연을 만나볼 수 있으며, 무료체험 및 간단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동래학춤을 제대로 배워볼 수 있는 교육 강좌도 진행되고 있으며, 동래학춤의 춤사위에 반해 스스로 동호회를 조직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전통무용이라고 하면 상당히 어려울 것 같지만, 춤꾼의 즉흥성이 더 중요한 춤답게, 배워서 취미로 즐기려는 춤꾼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점차 대중적인 춤으로 발전하고 있다.

동래학춤은 춤이기도 하지만, 풍물패가 만들어내는 음악과 소리꾼의 소리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예술이다. 음악과 소리, 학춤의 삼위일체가 만들어내는 무아지경의 세계, 바로 동래학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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