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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빳한 도복 자락에 담긴 한국의 정신, 태권도

웃음 속에서 피어난 태권도의 절도와 강단

평점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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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무술은 누가 뭐래도 태권도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태권도 협회가 있을 정도로 세계인이 즐기고 수련하는 무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무술이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가 된 태권도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체험해볼 수 있다.

한옥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살린 인상적인 태권도장 안에 도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처음 입어보는 도복이 낯설고 쑥스럽기도 하지만, 멋진 태권도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꾸만 힐끗 힐끗 바라 보게 된다. 태권도 소개 영상과 강사들의 멋진 시범을 보니 당장 나도 붕 날아올라 멋진 발차기를 날려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모든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 풀기! 도장 안을 가볍게 달려보고, 제자리에서 점프도 하고, 굳은 팔다리를 쭉쭉 펼쳐도 본다. 뒤에서 볼 때는 ‘저게 안 되나’ 싶었던 간단한 몸 풀기 동작들이 막상 해보니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 팔 다리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내 동작에 한 번 웃고, 똑같이 쩔쩔매고 있는 친구의 모습에 두 번 웃는다.

앞에서 절도 넘치게 팔과 손을 움직이는 강사의 시범을 보면서 막고 지르기가 기본인 손기술을 따라해 본다. 처음엔 장난스럽게 움직이던 팔이 기운 넘치는 기합소리와 함께 하니 강단 있는 모습으로 움직인다. 아래로 막고, 위로 막고, 앞으로 주먹을 지르고, 반복되는 동작에 흐느적거리던 모습들이 바위처럼 단단해졌다. 하얀 도복 위로 빛나는 눈동자들이 진지하게 빛난다.

이제 태권도의 꽃, 발차기를 배워본다. 날렵하고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시범을 보이는 강사의 다리가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미트를 차고 지나간다. 흩날리는 도복자락과 검은 띠가 발차기를 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강사처럼 멋진 돌려차기를 하진 못하지만, 절도 있는 앞차기부터 줄지어 때려본다. 미트에 헛맞는 소리가 이어지던 도장에 어느새 뻥뻥 시원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발차기에 만족한 사람들의 얼굴엔 성취감이 묻어난다.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 격파가 남았다. 앞에서 단련한 발차기로 새하얀 송판을 두 동강 낸다. 경쾌하게 쪼개지는 송판 소리와 함께 일상의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버리는 듯 표정들이 시원시원해졌다.

빳빳한 도복과 맨발로 느끼는 도장의 감촉이 익숙해질 때 쯤, 태권도 체험은 마무리된다. 체험증서를 받아들고 쭉 뻗은 다리로 멋진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 즐거움과 나도 해냈다는 성취감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