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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피란수도 부산을 만나다

한국전쟁이 남긴 흔적 임시수도기념관

평점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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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민족 최대의 비극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이 부산으로 옮겨졌고 부산은 임시수도가 되었다. 이때 경남 도지사 관사를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게 된 것이, 오늘날까지 부산의 역사를 담은 기념물로 이어져오고 있다.

현재의 임시수도기념관은 대통령 관저 건물과 전시관으로 나누어진다.
대통령 관저 내부에는 응접실, 서재, 집무실 등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당시 응접실은 실질적으로 국내 정치의 중요 결정과 대외적 외교업무가 이루어진 공간이었고, 흔치 않은 서양식 구조로 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피란수도 시절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서재에서는 밀랍으로 만든 이승만 대통령의 인형을 볼 수 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이곳에서 주로 업무를 보고 휴식을 취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거실은 피란수도 시절의 정치활동, 생활, 교육 등을 보여주는 미니어처를 전시하여 관람객들에게 더욱 생생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복도를 따라 임시수도 주요 정치사 연표를 비롯하여 대통령 관저와 부산의 주요 사건을 정리한 일지를 볼 수 있다. 피란 당시 부산이 정치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영역이다. 과거 경비실이었던 증언의 방은 한국전쟁의 참상을 들려주는 공간으로 꾸며졌고, 조리사가 거주했던 곳을 개조한 생각의 방은 이승만 대통령과 관련된 도서를 비치해 두었다.

2층은 집무실과 회상의 방이 있는 공간이다. 집무실은 이승만 대통령이 개인 업무를 보고 프란체스카 여사가 살림을 보던 장소로 현재는 전시물 없이 방의 원형만을 남겨 당시를 감상해보도록 하였다. 손님의 거처로 사용된 회상의 방에서는 임시수도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전시관은 과거 부산고등검찰청의 검사장 관사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다. 이곳에는 피란민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유물과 연출 모형, 패널, 영상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쟁 당시의 판잣집, 학교, 다방 등을 실물모형으로 볼 수 있어 애환이 담긴 피란민들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뼈아픈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란길에 올라야 했던 대한민국 정부와 그 국민.
그들의 숨결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임시수도기념관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