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다리 건너 자갈치시장 맞은 편 물양장에 배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세상에 못 고치는 배는 없다는 전설적인 수리조선의 메카 깡깡이 예술마을이 있는 곳이다. 깡깡이란 말은 수리 조선소에서 배 표면에 녹이 슬어 너덜해진 페인트나 조개껍데기를 망치로 두드려 벗겨낼 때 깡깡 소리가 난다 하여 생겨난 말이다. 마을 전체에 깡깡 소리가 그칠 날이 없었던 그 시절부터 대평동은 그렇게 깡깡이 예술마을로 불리게 되었다. 이런 깡깡이 예술마을의 유래 때문인지 깡깡 소리를 내는 일꾼이 남성 기술자인 줄 알지만 전혀 아니다.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오랜 세월 그 힘든 깡깡이질을 해낸 사람은 다름 아닌 대평동 깡깡이 아지매들이다. 자식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난청과 이명을 이겨가며 묵묵히 조선소를 지킨 철의 여인들이다.
조선소라고 해서 바다 냄새만 날 것 같고 깡깡 거리는 소리만 들릴 것 같다 생각할 수 있지만 깡깡이 예술마을은 마을 이름이 ‘예술마을’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그 특색이 분명하다. 조선소의 기계 소리와 높이를 모르던 기계들이 즐비한 마을에, 몇 해 전부터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깡깡이 예술마을 조성사업으로 예술가들이 마을 곳곳에 공공예술품을 설치하였으며 마을공작소, 생활문화센터, 마을투어, 유람선 체험, 선박 체험관 등의 시설을 통해 마을을 찾아주는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통합투어를 신청하면 마을해설사와 함께 생생한 골목길 투어를 즐길 수 있고 더불어 유람선 해상투어도 가능하다. 골목길을 접어 들 때마다 어떤 예술가의 작품이 있을지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마을 박물관에는 100여 년간의 축적된 수리 조선업에 관련된 이야기와 주민 생활상 등이 영상, 유물, 글, 예술작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다.
‘부산’ 하면 해운대, 광안리도 있지만 부산원도심 스토리투어가 있는 영도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있고 그중 깡깡이예술마을과 같은 역사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마을도 있다. 부산 근대 문화의 현재진행형, 깡깡이예술마을의 살아있는 역사를 체험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