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바다의 싱싱한 해산물이 만나 태어난,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동래파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음식일까?
동래파전은 과거 임금님께 진상하던 고급 요리였으나, 영남지역 최대 5일장인 동래장터의 먹거리로 등장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한다. 쪽파와 쌀반죽, 그리고 해산물의 조합이 환상적인 동래파전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동래장터 덕분이다. 부산 기장의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서 길이가 짧고 가는 것이 특징인 ‘기장 쪽파’는 향이 진하고 달았다. 그리고 부산포에서 매일 건져 올리는 싱싱한 해산물은 그 종류도 다양했다. 장이 서면 매번 동래장터를 찾던 사람들에게 향긋한 기장 쪽파와 신선한 해산물로 지져내는 동래파전의 고소한 냄새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음식이었다. 입소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퍼져나갔고 그렇게 동래파전은 대중적인 음식으로 재탄생되었다.
먼저, 넓적하고 맨들맨들 하게 광이 나는 불판 위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쪽파를 일렬로 줄지어 깔아 준다. 그 위에 굴, 새우, 조갯살 등 준비한 해산물을 올린 후 그 위에 다시 쪽파를 얹어 가지런히 펴 준다. 이 때 2층의 파는 1층의 파와는 반대방향으로 올려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찹쌀과 멥쌀, 고추가루를 섞어 만든 걸쭉한 반죽을 얹어서 익히다가 반죽물을 한 번 더 붓고 파를 넓게 펴준다. 그래야 사이사이 해산물들이 잘 익는다고 한다. 쪽파의 달달한 냄새, 해산물의 짭쪼롬한 냄새, 쌀가루 반죽의 고소한 냄새가 가득 피어오를 때 즈음 파를 다시 가지런히 모은다. 자, 이제 기술이 들어갈 차례다. 동래파전은 워낙 두껍고 재료도 많아서 앞뒤로 여러 번 뒤집으면서 부칠 수가 없다. 모양이 넓고 평평한 뒤집개로 모아진 파를 한 번에 정확하게 뒤집어야 한다. 맛있는 동래파전을 만들기 위해선 숙련된 뒤집기 기술은 필수다. 마지막엔 계란을 풀어 얹은 다음 뚜껑을 덮고 익힌다. 계란의 노랗고 흰 색깔이 선명해졌다면 드디어 동래파전을 먹을 시간이 된 것이다.
동래파전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파전들처럼 바삭바삭한 게 아니라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에 뚜껑을 덮어 익히는 이유가 바로 이 촉촉한 식감을 만들기 위한 필수과정이다. 간장에 찍어 먹는 보통의 부침개와는 달리 초장에 찍어먹는 것 또한 동래파전이 가진 특이한 점이다. 익힌 쪽파가 초장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기도 하고, 간장보다는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해산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님 수랏상에 올라가던 귀한 동래파전이 어느 덧 동래의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아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 옛날 동래장터 ‘파전 할매’의 푸근함을 그대로 간직한 동래파전은 부드럽고 깊은 맛으로 제대로 된 동래의 맛을 선사한다.
부산의 땅과 바다가 어우러진 맛, 동래파전에 막걸리 한 잔을 나누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입으로 느끼는 부산 여행의 즐거움이 그대로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