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의 낭만을 더해주는 것으로 음악만한 것이 없다. ‘길거리 공연’을 일컫는 버스킹은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은 물론, 번화가인 서면과 남포동에서도 만날 수 있는 부산의 버스킹은 다른 지역은 가지지 못한 부산 밤바다와 아름다운 야경이 어우러져 우리의 귀와 눈 모두를 매료시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바닷가에 푸르스름한 어둠이 깔릴 무렵 손에 기타와 스피커를 든 버스커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모래사장 위의 버스킹존 또는 길가 벤치에 자리를 잡고, 손에 든 스피커와 기타 그리고 마이크를 연결한다. 곧장 바닷가는 밤바다와 야경이라는 배경과 파도소리라는 효과음을 가진 멋진 무대로 탈바꿈한다.
스피커에서 또 기타에서 반주가 흘러나오고, 수줍게 쥔 마이크를 타고 노래 가락이 흘러나온다. 익숙한 멜로디가 닿은 사람들의 시선이 버스커에게 모인다. 하나둘 모인 사람들이 어느새 버스커를 둘러싸고, 노래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터지는 박수와 함성이 밤바다에 낭만을 더해준다. 분위기에 젖어들어 휴대전화 불빛으로 조명을 만들어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두운 풍경을 밝혀준다.
버스킹에는 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멋진 댄스 버스킹도 아이돌 커버 댄스부터 다양한 종류의 댄스를 선보이며 춤 솜씨를 뽐낸다. 사람이 구름같이 몰려있다면 그 곳에서는 서커스나 마술, 또는 불쇼를 볼 수 있다. 버스킹이 아니라 정식 공연보다도 수준이 높은 듯한 퍼포먼스에 놀라움과 즐거움의 환호성이 가득 피어난다.
구경하던 시민이 곧장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즉흥성은 버스킹의 또 다른 매력이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과 앞에 설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버스커가 될 수 있다. 물론 모두가 즐길 만한 공연을 위한 연습은 꼭 필요하겠지만.
잔잔한 통기타에 맞춘 노래부터 파워풀한 보컬이 빛나는 노래, 아슬아슬한 서커스와 알고 봐도 신기한 마술 그리고 화려한 불 쇼. 그리고 멋진 공연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밝게 피어나는 얼굴과 열정을 다하는 버스커가 만들어내는 건강한 에너지까지. 저녁마다 어떤 무대보다 밝게 빛나는 무대로 변신하는 부산 밤바다 버스킹만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