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랑에서 다대포까지 이어지는 바다 풍경이 부산의 얼굴이라면,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되어 태백산맥을 휘감아 부산의 서쪽으로 흐르는 낙동강은 부산을 넉넉하게 품은 가슴입니다. 선선한 강바람에 몸을 맡기고 그 바람에 속삭이는 갈대 소리를 듣고 싶다면 가을 여행의 최적지, 부산 강서여행을 떠나보세요.
선선한 강바람 느끼며 가을 산책
부산의 서쪽 낙동강변에는 저마다 특색을 가진 6개의 생태공원이 있다. 이 생태공원 중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맥도생태공원이 오늘 강서여행의 출발지이다. 맥도생태공원은 원래 낙동강 하천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둔치지역이었고 예로부터 벼농사를 지어 겨울 철새들에겐 먹이터 겸 쉼터였다. 맥도생태공원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는 것이다. 공원이 그리 크지 않아서 공원 전체를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공원 입구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가족과 연인, 아이와 함께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 맥도생태공원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하는 3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 길은 제방둑길에 조성된 벚꽃길과 그 아래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제방둑길에는 아름드리 벚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이어져 있는데 벚꽃이 활짝 핀 봄도 좋지만 한적하게 걸으며 여유로움을 즐기기에는 가을이 좋다.
두 번째 길은 낙동강변을 따라 걷는 수변 오솔길과 산책로다. 공원에서 강변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산책로와 쉼터도 잘 조성되어 있다. 중간 중간 낙동강 바로 옆을 끼고 걸을 수 있는 길도 있어 강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소리를 들으며 길을 걸을 수 있다.
마지막은 생태공원 가운데 연꽃단지와 수생식물원 사이에 조성된 데크길이다. 데크길을 걸으며 다양한 수생식물과 연꽃을 찾아보는 재미가 좋다. 9월을 넘어서 연꽃은 거의 다 졌지만, 바람을 타고 흐르는 연꽃잎의 군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은 길이다.
낙동강이 품은 ‘갈미조개’로 점심 해결!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그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이번 강서여행에서 선택한 음식은 ‘갈미조개’다. 낙동강 하구는 강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역이라 예로부터 조개가 많이 났는데, 그 중에서도 갈미조개가 유명하다. 갈미조개는 조갯살이 갈매기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인데 맛도 맛이지만,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몸에도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갈미조개 특유의 맛과 식감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은 ‘갈미조개 샤브샤브’다. 육수에 다양한 야채를 넣어 국물을 우려내고 갈미조개를 살짝 데쳐 야채와 함께 먹는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갈미조개를 맛보는 또다른 방법은 삼겹살과 함께 먹는 갈삼구이다. 싱싱한 갈미조개와 삼겹살 그리고 다양한 양념에 버무린 콩나물을 함께 구워 먹으면 깔끔한 샤브샤브와 달리 깊고,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야외 정원이 예쁜 리버뷰 카페에서 힐링하기
강서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부산비엔날레 2022가 열리고 있는 부산현대미술관도 좋고, 눈부신 금빛 노을을 바라볼 수 있는 낙동강 하구도 좋지만 아름다운 정원에서 산들산들 강바람에 커피를 한잔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떨까? 리버뷰를 보면서 힐링할 수 있는 좋은 카페가 있어 소개한다.
카페 비아조가 바로 그곳이다.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예쁜 외관, 다양한 조각과 조형물, 이국적인 야자수가 조화로운 야외 정원은 유럽 작은 도시의 어느 카페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저녁 조명이 예뻐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카페 곳곳이 즐거운 포토존이 된다.
가을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강가 쪽이 좋다. 강가에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다양한 좌석들이 있다.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온 후 강가에 앉아 갈대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느낀다. 낙동강이 있어 부산의 풍경은 여유롭고 따뜻하다. 하늘이 높고 푸른 날, 부산의 가을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부산 강서여행을 떠나보자. 아,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