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특색 중 하나로 산복도로가 꼽히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을 꼽자면 감천문화마을이 있다. 그리고 또 떠오른 산복도로 마을이 있으니 바로 드라마 ‘쌈마이웨이’ 촬영지로 알려진 호천마을이다. 옛날에는 산세가 험해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서 붙은 이름인 호천마을. 호랑이가 사라진 산비탈엔 옹기종기 집들이 들어서고 오렌지색 따뜻한 가로등이 골목골목을 비춘다.
호천마을은 멋진 야경이 낭만적인 ‘야경 맛집’ 이다. 그러니 시간을 택할 수 있다면 저녁 시간에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또 산복도로마을이라서 걸어서 올라간다면, 두 다리를 믿은 자신을 탓하게 될 테니, 마을버스 혹은 택시를 타고 올라간 후 아래로 내려가면서 산복도로 경치와 골목골목을 감상하는 게 좋겠다.
산복도로길과 바로 붙어있는 호천문화플랫폼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건 빨간색 ‘쌈마이웨이’ 표지판, 그리고 노란색 전구불이다. 우리를 ‘쌈마이 감성’에 젖어들게 만드는 드라마 속 ‘남일바’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드라마 속 사고뭉치 주인공들이 야경을 배경삼아 떡볶이와 맥주를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던 바로 그 자리. 그 신세한탄 혹은 소망을 소주병에 넣어 매달아놓는 것도 이 곳 호천마을만의 ‘쌈마이감성’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일바 외에도 드라마 쌈마이웨이 속 소품과 설명이 가득해 드라마 놀이에 빠져있다 문득 고개를 들면 발 아래로 펼쳐지는 산복도로의 멋진 풍광이 우리 눈앞에 가득하다.
호랑이가 많았던 이 마을의 이야기가 담긴 호랑이 벽화거리를 지나면 진짜 남일바 촬영주택이 나온다. 진짜 남일바?! 그렇다. 진짜 남일바는 개인 주택의 옥상이라, 호천문화플랫폼에 남일바를 따로 만들어 둔 것이다. 아쉽지만 진짜 남일바는 바라보기만 하도록 하자.
지친 다리를 위로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호천생활문화센터로 들어간다. 센터 안에는 ‘끄티’라는 예쁜 이름의 카페가 있다. 호천마을 끝에 자리하고 있어서 끝을 의미하는 부산 사투리로 이름을 지었다. 멋진 전망과 함께하는 커피 한 잔의 호사가 남부럽지 않다.
문화센터를 지나면 아찔하게 두 줄로 뻗어있는 ‘180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고 난 후 올려다보면, 계단에 붙은 파란색 타일이 꼭 쏟아지는 폭포 같다. 폭포를 힘차게 거슬러 오르는 잉어와 평화롭게 활짝 핀 연꽃이 대단해 보이는 계단 예술이다.
똑같은 장소라도 어떤 이야기를 입느냐에 따라 다른 매력을 품게 된다는 걸 호천마을은 잘 보여주고 있다. ‘쌈마이웨이’ 드라마를 봤다면 본대로 드라마 속 마을을 즐길 수 있고, 보지 못했다면 못 한대로 호천마을의 아름다움 그 자체를 맛볼 수 있으니, 어떻게든 호천마을은 노란 전구불빛처럼 반짝반짝 우리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이용안내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엄광로 491
휴무일
연중무휴
운영요일 및 시간
상시
이용요금
무료
교통정보
버스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맞은편 버스정류장 87 탑승 → 호천마을 입구 하차
여행 에티켓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이므로 조용히 구경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