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묵이 유명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째서 부산의 대표음식이라고 불리는지 아는 이들은 적다. 부산에서 어묵이 유명해진 이유는 부산의 근대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어묵의 기원은 일본 ‘오뎅’으로, 애도시대부터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은 음식이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과 접해있던 부산으로 일본 음식 문화가 가장 먼저 들어오게 된 것이 그 시작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주 재료가 되는 생선을 구하기가 용이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어묵의 역사를 알고 나니 어묵을 만드는 과정 또한 궁금해진다.
우리나라 어묵의 역사가 부산어묵의 역사와 시작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부산에는 다양한 어묵공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어묵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그 중 한 곳을 골라 직접 어묵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대체적으로 어묵 체험관은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을 원칙으로 한다. 실제 체험을 시작하기 전 어묵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꼼꼼히 체크한다. 미리 제작된 리플릿을 참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체험에 앞서 손을 깨끗이 씻고 앞치마와 위생 모자를 착용하고 나면 선생님이 어묵 제작 시 주의사항과 기타 주지 사항을 전달해 주신다. 선생님의 말 하나, 손짓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학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신 대로 반죽을 으깨는 작업을 해야 한다. 다지기 칼을 사용해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두 번째 과정이다. 체험하는 아이의 표정이 재밌다. 사뭇 진지하다가도, 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는가 보다.
다음은 적당하게 펴진 어묵 반죽에 틀을 대고 모양대로 자르는 과정을 거친다. 행여나 삐뚤어질까 고사리 손이 조심스럽다. 예쁜 고명을 얹어 놓고 보니 어묵의 형태가 제법 그럴싸해 진다.
이제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어묵피자를 만들 시간이다. 피자 도우처럼 둥글게 펴진 어묵반죽에 소스를 넓게 바르고 페페로니와 치즈 등 토핑을 올린다. 두 번째로 진행되는 체험이다 보니 이젠 제법 전문가의 포스가 풍긴다. 맛있게 구워 먹을 생각에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마지막엔 완성된 어묵을 오븐에 넣어 굽기만 하면 된다.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이나 설렌다. 제대로, 그리고 순서대로 잘 만들었을까 영상을 보며 체험한 순서를 되짚어본다. 자신이 만든 반죽이 어묵으로 만들어진다는 기대감에 영상 장면이 바뀔 때마다 집중하는 모습이 의젓하다.
자신의 완성품을 받아 들고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인다. 처음 해보는 과정이 익숙하진 않았지만 선생님의 시범을 놓치지 않고 잘 따라했나 보다. 어묵을 만드는 과정을 알고 나니 부산어묵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체험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어묵을 구매할 수 있는 판매장이 마련되어 있다. 베이커리 형식의 어묵판매 공간으로, 원하는 어묵을 쟁반에 담아 건네주면 예쁘고 깔끔하게 포장해 준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묵의 색다른 모습에 방문객의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