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금방이라도 닿을 것만 같은 형형색색의 지붕, 마을 전체를 덮고 있는 따뜻한 분위기.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계단식 마을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감천문화마을이다.
지금은 이렇듯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그 기원은 부산의 아픈 역사와 맞닿아 있다. 한국전쟁 당시 감천마을까지 오게 된 피란민들이 머물 곳이 없어 산비탈을 개간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9년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학생과 작가,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을 꾸몄고, 이후 부산의 대표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부산 서부산여행의 랜드마크가 된 감천문화마을은 보고 즐기는 체험관광지로 관광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마을안내센터에서 구매한 스탬프지도를 따라가기만 하면 골목길투어가 완성된다. 먼저, 입구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 작은 박물관에 들러 마을의 이야기를 살펴본 후 투어를 시작하자.
골목 곳곳에 설치된 예술조형작품과 벽화는 낙후된 골목 감천을 생기 있는 마을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공방과 기념품숍도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어느 곳이라도 지나는 길에 들러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공방이 많아서 자신만의 기념품을 간직할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도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복 체험이다. 전통한복과 퓨전한복 그리고 개화기 의상까지, 다양한 옷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다. 어린왕자가 사막여우와 함께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포토존은 골목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지만 예쁜 한복 장착하고 인생샷 하나 남길 수 있다면 기다린 만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 속의 나를 액자프레임에 담고 싶다면 바로 옆 등대 포토존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로처럼 연결된 골목을 따라 파스텔톤의 집들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마을. 파도처럼 굽이친 골목마다 감성이 살아있는 곳. 감천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아마 어린왕자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마을이 아름다운 건 그동안 마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주민과 예술가가 있었기 때문이야’라고.
그래서 부산 현대사의 아픈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감천문화마을은 이제 골목마다 낭만과 추억이 아로새겨진 감성마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