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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사색여행

글·사진 작가 김동우

혼자 하는 사색여행
  • 평점 평점별5.0
  • 조회 3,132
  • 리뷰 1
혼자 걷는 길은 아름답다. 또박 또박 땅의 기운을 차고 나가는 발걸음은 당당하고, 스쳐 지나간 것을 배웅하는 등은 초연하다. 풀 내음 맡으며 가는 길은 생동하는 생명의 기대로 환하다.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은 걸음, 잠시 망설인다 해도 그대로 괜찮다. 어디로 가든 거침없는 발걸음은 또 새로운 풍경 앞에 충만하다. 거기엔 알지 못했던 역사가 있고 사색과 통찰이 있다. 혼자 걷는 길은 그래서 아름답다. 부산의 홀로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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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을 떠올리며, 동래읍성 탐방로

치욕의 역사 임진왜란, 그 전쟁이 시작됐던 부산. 동래사적공원은 이런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장소다. 400여 년 전 죽음의 냄새 진동하던 성터는 평화로운 시민들의 안식처가 된지 오래다. 길의 시작은 동래읍성 ‘인생문(人生門)’ 부터다. 재미있는 이름이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현재 인생문이 있던 고개를 지나 피난 간 사람은 모두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문 위에 올라 길을 따라 가면 곧장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지난다.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다 보면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높다란 조형물을 만난다. 바로 부산 3·1운동기념탑이다. 이 탑은 광복 50주년인 1995년 8월 15일에 착공해 1996년 3월 1일에 완공됐다. 임진왜란의 쓰라진 패배 현장 그리고 거기 덧쓰인 독립운동, 가만히 3·1운동기념탑을 둘러보자 역사가 줄곧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렴풋하게나마 느껴지는 것만 같다.

이어진 길을 따라 가면 과거 장수들의 지위소로 쓰였던 북장대가 지척이다. 동래읍성 내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장소다. 북장대 성곽 너머로 장산~황령산~금정봉으로 이어지는 부산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하고 시간이 켜켜이 내려앉은 성곽을 따라 내려서면 동래읍성에서 유일하게 과거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북문에 이른다. 거기서 완만하게 고개를 드는 언덕을 따라 오르면 한옥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서장대에 닿는다. 그렇다고 걷기가 끝난 건 아니다. 동래사적공원 주변으로는 동래부동헌, 동래읍성역사관, 장영실과학동산, 북천동고분군, 동래향교, 충렬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어디로 발길을 돌릴지 잠시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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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러 가는 길, 범어사누리길

범어사누리길은 비움의 공간(1구간), 명상의 공간(2구간), 자연과 동화(3구간), 마음의 안정(4구간) 등 4개 구역(총 2.3km)으로 나눠져 있다. 길의 시작은 범어사부터다. 이 절은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인사, 통도사 등과 더불어 경남 3대 사찰로 손꼽힌다. 특히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절로 유명한데 부산지역 3·1운동의 시작점으로도 유서가 깊다. 수행자의 발걸음으로 경견하게 경내를 한 바퀴 돌아 마음을 비워 본다. 산 속에 안온하게 자리 잡은 고즈넉한 사찰을 거닐어 보는 건 언제나 마음의 편안이자 위로다. 범어사를 나와 물길처럼 휘어 돌아가는 길을 따라 나서면 누리길 표지판이 나온다. 그 옆 숲속으로 스미는 작은 고샅길. 나무 데크 위에 오르자 청량한 공기가 가슴 가득하다. ‘졸졸졸’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길 소리가 걷기에 리듬을 더해 준다. 잠시 계곡에 내려서 열기를 식혀도 좋을 시간, 숲속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싶다면 카페 등이 모여 있는 범리단길이 바로 옆이다.

다시 걸음을 옮기면 널따란 ‘명상의 공간’이 나온다. 넓은 원형 데크로 조성된 데크 공간은 삼림욕 하며 잠시 눈을 감고 마음 속 풍경을 살피기 그만인 장소다. 바람에 살갗을 비비는 나뭇가지들 그리고 지지배배 지져대는 산새들, 어둠 속에서 그간 놓친 것들이 무엇인지 자명해 진다. 눈을 뜨고 다시 누리길 풍경에 시선을 던진다. 아쉽게도 이제 하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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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따라 걷는 길, 금강공원 등산로

금정산 아래 자리 잡은 금강공원. 이곳은 예부터 빼어난 경치 때문에 부산에서 소금강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무엇보다 케이블카가 설치 돼 있어 손쉽게 부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랑 받아 왔다.

금강공원 정문에서 소나무산책로를 돌아 나가다 보면 지석영 선생 공덕비 등 여러 기념비를 만나게 된다. 그중 ‘일제만행희생자위령비’가 눈에 띈다. 이 비가 금강공원 안에 있어야할 연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배드민턴장으로 이어진 길을 지나 곧장 정상을 향해 뻗어 있는 길에 오르면 얼마 못가 금강공원 내 일제 흔적 현황 안내판을 만난다.
그리고 연이어 독진대아문(獨鎭大衙門) 터, 금강연못이 연이어 나온다. 가만 보니 담배 장사로 돈을 번 일본인 히가시바라 가지로(東原嘉次郞)가 1920년대 개인 정원으로 꾸민 동래금강원이 금강공원의 뿌리였다.
히가시바라는 계곡물을 이용해 이곳에 일본식 연못을 만들고 탑도 세웠다. ‘황기 2600년 기념비’도 그의 작품이다. 여기서 황기(皇紀)는 일본 초대 천황 즉위 시점을 원년으로 삼는 일본식 연호다. 특히 히가시바라는 정현덕 동래부사가 중수한 독진대아문 등을 시가지 정리 명분으로 동래에서 옮겨와 정원 장식품으로 이용하기까지 했다. 금강공원에 이런 역사가 숨겨져 있는 건 무엇보다 동래온천이 개발되면서 일본인들이 관광 사업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씁쓸한 기분을 안고 다시 걸음을 옮기면 산행이 본격 시작된다. 경치 좋기로 소문난 너럭바위까지는 적잖게 땀을 흘려야 하는 구간이다. 거길 지나면 정상케이블카정류장이 나온다. 매점이 있어 목을 축일 수 있다. 하산은 케이블카정류장에서 청룡사, 소림사 방향이다. 길의 끝에는 임진왜란 때 동래읍성을 지키다 순절한 조상들을 모신 ‘임진동래의총’이 자리 잡고 있다.
다시 정문을 나서는 길, ‘혼자여서, 혼자이기에 조금 더 차분히 역사를 대했던 걷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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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찾기
출발지
도착지
  • 주소

    동래읍성탐방로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륜동, 복천동, 칠산동, 안락동 일원
    범어사누리길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산 2-13
    금강공원 부산광역시 동래구 우장춘로 155
  • 휴무일

    연중무휴(금강공원 케이블카 매주 월요일 휴무)
  • 운영요일 및 시간

    상시(금강공원 케이블카 09:30~18:00)
  • 이용요금

    무료(케이블카 이용료 별도)
  • 교통정보

    동래읍성탐방로
    도시철도 4호선 명장역 3번 출구 도보 15분
    주차 복천동고분군 주차장(무료)
    범어사누리길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 5번 출구 → 범어사입구 정류장 버스 환승 90 → 상마마을‧범어사박물관 정류장 하차 도보 5분
    주차 범어사 상마공영주차장
    금강공원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2번 출구 → 동래역2번출구 정류장 마을버스 환승 동래구1-1 → 금강공원 정류장 하차 도보 4분
    주차 금강공원 공영주차장(유료)
여행후기 &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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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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